살아가는이야기

[일식] 자가제면 일본식 우동가게, 구리 키노야 우동

offscape 2024. 11. 10. 16:09



사실, 대부분 매장에서 판매하는 일본식 우동이란 음식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편이었다. 따뜻한 국물에 담겨진 두툼한 면을 후루룩 삼키며 포만감과 따뜻함을 어느정도 충족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는 쪽에 가까웠고.
어떻게보면 일본식 우동이라는 음식에 심적인 한계를 걸어두고 있었던 셈인데, 그 편견이 어느정도 무너진 데에는 일본 현지에서 먹었던 우동과, 대전의 우동 맛집으로 알려진 「토미야」의 덕이 컸다.
하지만 일본이든 대전이든 너무 먼곳에 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던 찰나, 내가 사는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는 곳에 자가제면 우동집이 있다는 정보를 알게되었고 방문해보기로 하였다.
구리역에도 꽤나 가까운곳에 위치한 자가제면 일본식 우동가게 「우동 키노야 본점」이다.

우동 키노야

경기 구리시 검배로 5

map.kakao.com

우동 키노야 본점
경기도 구리시 검배로 5 우진빌딩 1층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 (라스트오더 오후 3시)
정기휴무일 : 매주 월요일


우동 키노야 스타벅스와 같은 건물 1층이지만, 스타벅스 정문쪽은 해당 매장의 입구와 이어져있지 않으니 빙 둘러서 들어가야한다.

주방이 바로 보이는 바테이블과 3-4인도 편히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좌석이 마련되어있어 많은 손님이 앉을 수 있었다.
점주분이 좋아했던 기억을 손님과 나누고자 이 매장을 차렸다는 문구에서 온우동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좌석에 앉아 메뉴판을 확인해보니,
우동 키노야의 메인 메뉴는 냉우동인 「키노야 붓카케 우동」과, 온우동 「키노야 카케우동」이었다.
가격은 둘 다 7500원으로, 요즘같이 외식값 평균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상황에선 너무나도 감사한 가격.
자가제면이라서 혹시나 했는데, 심지어 무료로 면 추가가 가능하였다.

메뉴 주문은 QR코드로 모바일 주문사이트에 접속하여 진행한다. 사진과 설명이 충실해서 어렵지 않았다.

우동에 곁들여서 먹을 수 있는 여러 조미료들


방문 당시에는 기온이 좀 높았던 편이어서, 시원한걸 먹고 싶기도 했거니와,
우동 맛집이라면 역시 냉우동 부터 먹어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어서,
키노야 붓카케 우동을 베이스로 하여 닭튀김이 추가된 「토리텐 붓카케 우동」을 먹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우동이 테이블 위에 놓여졌다.


둥글게 감겨진 우동면, 그리고 그 위로 레몬과 파, 튀김 토핑이 어우러져 꽤나 먹음직스러운 한 그릇의 우동이 나왔다.
면을 육안으로 봐서도 윤기가 흐르는게 상당히 맛있어보였는데, 첫 입에 면을 넣고 먹었을 때 쫄깃하면서도 입안에 착착 감기는 면의 맛이 정말로 좋았다.
이 가게와 가까운곳에 살고 있었으면서, 여태까지 왜 여기를 놓치고 살아왔을까 후회될 정도였으니까…


닭튀김은 자극적이고 짠 맛이라기보단 부담없이 담백하게 잘 튀겨진 쪽에 가까워서,
우동과 곁들여 먹어도 쯔유같은 소스에 찍어먹어도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퀄리티였다.
카라아게로 시키면 마요네즈 소스도 별도로 주어진다는것 같은데, 다음에는 소스와 같이 먹어보고 싶어졌다.

면 추가는 단순히 면만 더해주는게 아니라, 미니우동을 한 접시 더 받는 느낌이었다.


우동이 꽤나 맛있기도 했고 더 먹어보고 싶어서 면 추가를 요청했는데
점원분께서 ‘온우동으로 하시겠어요 냉우동으로 하시겠어요?’라고 물어보았다.
나중에서야 알아보니, 기존에 주문했던 우동의 종류와 상관없이, 교차 요청도 가능하고,
심지어 면만 얹어주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완전하게 갖춰진 미니우동을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추가된 우동까지 든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포만감으로 든든해진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계산을 마치고 가게밖으로 나서려고 하니,
출입문 쪽에 쌓여있는 밀가루 포대가 눈에 보였다.
주방쪽을 지켜보니, 주방일을 하시는 분 께서 직접 밀가루를 반죽하고 면을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많은 정성이 담긴 우동을 먹었단 생각에 무척 기쁜 마음이 부풀어 오른 듯 했다.

우동요리로서도 면 요리로서도 올해 먹었던 음식중 손에 꼽을정도로 무척 만족스러웠고,
이 가게를 들르기 위해 구리라는 곳을 방문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근처에 맛있는 음식점이 거의 보이지 않다 시피해서 아쉬움이 컸었는데, 지금이라도 좋은 가게를 찾아서 무척 기쁘고
앞으로도 종종 방문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