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여곡절 끝에 행사 세팅을 얼추 마치고 만다린 호텔로 본귀.
생각해보니, 다음날부터는 행사장을 지키는 일을 해야하니 자유롭게 움직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음을 직감했고,
모처럼의 기회삼아 호텔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만다린 호텔 주변은 약간 교외지 느낌이 짙은 곳이었고, 북적인다기보다는 한적한 상가지구란 인상이었다.
한국으로 따지면 지식산업센터 상권이 비슷한 비유였으련지.
상가건물은 많고, 주차된 차량도 많지만, 일터나 생업 등의 목적으로 머물거나 오가는 사람이 많았을 뿐,
무언가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풍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맥도날드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 본토의 맥도날드가 어떤지 체감하고 싶다는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고,
언어적 의사소통이 어렵더라도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르키며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매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때의 나는 꽤나 피곤했던지라 새로운 시도를 할 여력이 없었으니,
맥도날드의 월드 스탠다드는 이럴 때 참 도움이 되었단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의 세계화란건 이럴땐 참 좋다.


자본주의의 세계화 제 2의 장소로 월마트 방문.
한국에서는 진즉에 철수한 브랜드가 중국에서는 꽤나 성업중인게 신기했다.
판매되는 품목 구성과 매대배치는 코스트코와 이마트의 중간지점즘이란 인상이었고,
어느 품목들을 팔지 차분히 둘러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당시 일본과 대만은 카카오프렌즈보다는 라인프렌즈가 좀 더 강세였던 편이었는데, 중국도 별반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롤이었던가 텐센트의 오리지널 AOS 게임이었던가…. 가물가물하다. 근데 생각해보면 롤도 텐센트였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였네.
아무튼 생각 이상으로 게임 콜라보 식품류가 꽤 많이 보였었다.


월마트를 간단하게 둘러보고 나서는 인근의 시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다지 높지 않은 건물 사이로 생겨난 그늘 속에, 빨간 천막이 하나 둘 세워지고 있었다.


시장인 만큼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매장이 좌우로 줄지어있었고, 취두부 냄새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대만여행때 겪어봐서 어느정도 익숙할거라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맡아본 취두부냄새는 대만의 그것보다 훨씬 강했다.
지금까지 먹어본 적이 없던 음식을 앞으로도 먹을일은 없을것이란 확신이 굳어질 정도로.

도시가스가 누수되는 듯한 골목을 지나 과일을 파는 노점을 지나갔다.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바나나와 수박 딸기와 더불어, 열대과일 망고와 체리를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취두부 냄새에 어느정도 적응될 즘 시장에서의 모습은 한국이나 대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그 사람들에게 맛난 음식이나 식자재를 제공하는, 사람과 사람이 재화를 주고받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

이 날 저녁은, 나와 마찬가지로 무역박람회에 참가한 한국기업 담당자들과 만찬을 하기로 했다.
당시 지원사업을 주관한 기관이 무탈한 행사의 마무리와 성공을 기원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회전되는 동그란 테이블이 여럿 놓여있는, 조금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지금은 이전에 비해 중국도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중국은 손님이 전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음식을 한가득 대접하는 것이 예의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었다는듯, 테이블에 네다섯명은 더 앉아야 알맞게 먹을 수 있을정도의 식사가 줄지어 나왔다.
워낙 많은 음식들을 맛보기도 했고 꽤나 오래전의 일이라 어느 음식이 어떤맛을 냈는지 까지 디테일하게 기억할 순 없었지만,
양질의 식자재로 만들어진 다채롭고 맛난 식사들을 만족스럽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나서, 다시한번 취두부 냄새를 맡으며 숙소로 걸어갔다.
밤이 되자 시장은 더욱 활기가 가득해졌고 좀 더 진득하게 구경하고 싶었지만,
나는 다음날부터 있을 전시를 위해 체력을 아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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