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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23.10.27-30 도쿄여행기

[2023 도쿄여행기] (3) 태양의 토마토라멘, 스미다강 산책, 키노쿠니야 서점 구경

by offscape 2023. 12. 28.

M3 현장이벤트 카탈로그. 입장권 역할을 하는 리스트 밴드가 동봉되어있다.

 

이번 도쿄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10월 29일 (일요일)에 개최되는 동인음악행사, M3를 관람하는 것이었다. 행사장 입장에는 티켓이 필요한데 우리는 M3 위원회에서 직접 판매하는 행사안내 카탈로그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호텔 주소로 수령하는 방법을 택했다. 덕분에 아키하바라 매장에서 카탈로그를 찾는 수고도 덜었고, 참가 라인업을 미리 살펴보기에도 용이해서 여러모로 편했다.

 

 

호텔에서 조금 쉬고나니 무언가를 먹어야할 시간은 왔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묘하게 지쳐있었기 때문에, 숙소 주변에서 가까운 매장 중 적당한 곳에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결정된 곳은 <태양의 토마토 (太陽のトマト麺) 긴시초점>. 전국 여러곳에 체인점이 있는 매장으로, 닭국물과 토마토가 혼합된 국물 베이스의 새콤짭짤한 라멘을 다루는 매장이다.

 

 

전국 매장 공통인지 해당 매장만의 서비스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월 9일,10일,11일은 '토마토의 날'로 방문고객을 위한 작은 행사 같은 것도 열리는 듯 했다.

 

 

거의 모든 면 메뉴는 토마토&닭국물 베이스의 라멘에, 원하는 토핑에 따라 가격에 편차를 두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치즈 토마토멘과 에그 토마토멘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고, 가격은 각각 830엔/930엔 정도로 나왔다.

연희동 책방 페잇퍼에서의 토마토라면을 꽤 좋아하기도 했고, 조금은 색다른 라멘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서 선택했는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개인적으로는 치즈토핑이 얹어진 쪽이 더 괜찮았는데, 치즈가 새콤한 국물에 묵직한 맛을 더해준단 인상이었다.

 

 

뭔가 면만 먹기엔 아쉬워서 교자도 주문은 했는데... 나름 만족스럽게 먹었던 면에 비해서 교자는 조금 실망. 맛 자체는 가격대에 맞는 평범한 교자였지만, 냉동상태의 교자가 충분히 해동되지 않아서 (혹은 열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서) 만두속이 미적지근했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메인메뉴가 나름 괜찮았어서 어느정도 참작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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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만족스러웠던 저녁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할겸 스미다강까지 느긋하게 걸어가기로 했다. 긴시초역에서 스미다강까지는 JR노선 기준 1 정거장 정도로, 걸어서는 20-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여러차례 일본여행을 하면서 느꼈던건, 나는 시부야나 우에노처럼 높은 건물 사이사이 인파로 가득한 도심보다, 사무실과 멘션들이 적당한 높이로 세워져 하늘이 가려지지 않고, 사람들이 각자의 간격을 두며 여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풍경을 더 좋아한단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발 디딜 공간이 듬성듬성 마련된 길을 나의 속도로 차근차근 걸으며, 아침부터 분주했던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단 것에 꽤나 기뻤다.

 

 

이런저런 풍경에 관한 감상을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스미다강을 가로지르는 료고쿠바시에 도착. 1992년에 건축된 이 다리는, 히가시센바초 2가와 미나미우치마치를 이어주는 역할을 3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음악게임을 좀 했던 사람 입장으로선, 스미다강보다는 스미다강을 소재로 한 무라이 세이야 선생의 악곡 隅田川夏恋歌쪽이 좀 더 친숙하지만, 스미다강을 소재로 사랑을 다루는 음악을 만들기에, 정말 맑고 아름다운 장소란 생각을 했다.

은은한 불을 비추며 나아가는 유람선, 도쿄 도심이 비춰진 강물표면, 하늘에는 둥글게 뜬 달 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찰랑이는 강물소리가 넘치는 풍경을 걸을 수 있단건 정말 크나큰 행운이었다.

 

 

저녁의 여유를 만끽하고, 애인님이 가고싶어했던 서점 <키노쿠니야서점(伊國屋書店) 오테마치 빌딩점> 에 방문하였다. 시간관계상 신주쿠에 있는 본점이 아닌, 오테마치 빌딩 상가구역에 자리잡은 분점을 찾았는데, 마감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넓게 들이찬 서적에 비해 인적이 드물었단 인상이었다. 문구와 팬시 제품 등을 겸해서 파는건 한국의 서점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서적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일본인만큼 보다 다양한 종류의 책이 구비되어있었고, 분류별 큐레이션도 나름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일론이 인지도 높은 인플루언서란걸 부정하진 않는다. 꼴값떤다는 생각도 마찬가지고.

 

 

 

서점 폐점시간 이후로는 아키하바라에 잠깐 들러, 미처 둘러보지 못했던 장소를 조금씩 구경하였다. 애인님도 나도 아침부터 바쁜 스케쥴로 슬슬 체력이 떨어져가고 있었지만, 우선 애인님만 숙소로 먼저 돌려보내고, 나는 아키하바라에 조금 더 남아있기로 했다.

 

 

 

왜냐면.

나에겐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이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