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는 도쿄타워나 도쿄스카이트리 등을 비롯해 여러 곳이 있지만, 이번 여행에는 시부야 스카이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녀온 지인의 추천도 있었고, 미디어매체 등에서 자주 봤던 사부야의 교차로 모습을 직접 내려다보고 싶었다. 동시간대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제한이 있는데다 인기가 높아서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이 어렵다는 사실도 우리를 솔깃하게 했고.
시부야스카이는 2019년에 지어진 랜드마크,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라는 복합상가 46층에 위치한 전망대로, 저녁놀 지는 도쿄 도심의 풍경을 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기도 한 곳이다. 우리는 저녁에 방문할 다른 일정도 있었지만,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도쿄의 도심을 보고싶단 생각도 있어서 낮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이케부쿠로역에서 시부야역까지는 도쿄메트로 후쿠토신선을 타고 20분 남짓 걸렸던 것 같다. 지하철에서 건물입구로 이어진 지하도를 따라, 어렵지 않게 도착하였다.

복합상가 답게 카페도 많고 먹거리 식당도 많아보였다. 스타벅스와 타리즈 커피는 당연하단듯이 보였지만 공차까지 입점했을줄은 몰랐는데… 다만 도심지 복합상가 가게들이 그렇듯 인파도 붐볐고 가격에 비해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곳도 없는 듯 하여 식사는 구경 후 다른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옆에는 이전의 랜드마크였던 시부야 히카리가 보였다. 시부야역에서 시부야히카리로 이어진 연결통로와, 기차 노선 및 승강장으로 추정되는 통로가 보였다.

시부야 스카이에 입장하지 않고 구경할 수 있는 상가는 14층까지였는데, 14층에 올랐을때도 왠만한 상가 건물들을 내려다 볼 수 있을 정도여서, 더 높은곳 까지 올라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감이 샘솟기 시작했다. 입장시간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어서, 상가도 구경하며 좀 더 느긋하게 둘러보았다.


도쿄 올림픽 2020 티저영상은 일본의 유명 미디어믹스를 적극 활용한 표현기법으로도 유명하지만, 시부야 교차로에 수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풍경 또한 무척 인상에 남았었다. 시부야 스크램블 건물에서 내려다본 교차로의 모습은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북적이면서도 기계적이고, 그 와중에 생명력도 희미하게 느껴졌다. 저 많은 인파속에서 각자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해 본 것 같다.
그땐 몰랐지. 저 정도 인파가 그나마 나은 정도였단걸.

어느새 입장시간이 도래했고, 시부야 스카이로 향하는 엘레베이터에 발을 딛었다. 엘레베이터는 우주로 향하는 로켓처럼 빠르게 하늘높이 올라갔고, 건물 최상단인 46층에서 내려다본 시부야의 풍경은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 확 트인 모습이었다.

시부야스카이는 어느곳에서나 확 트인 풍경을 볼 수 있어 사진찍기 좋은 곳이지만, 그 중에서 특히 이 곳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줄은 선, 그야말로 인기 포토존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도쿄의 풍경을 배경으로 나의 흔적을 남기기엔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긴 했다.




건물이 워낙 높은곳이기도 해서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있는 헬리포트도 있었는데, 헬기가 착륙하지 않는 평소엔 잔디밭처럼 펼쳐진 공터 위에 많은 사람들이 햇살과 바람을 맞기에 꽤나 좋은 곳이었다.
도쿄만이 아니라 어떤 도시든, 개인이란 결국 커다란 공간 안에서 각각이 살아남기 위한 일일을 반복해야하는 입장이지만, 최소한 여행만큼은 그 공간을 다른 시선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 시간 가량 느긋하게 햇살도 받고 사진도 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구경하다가 식사도 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 퇴장. 시부야스카이의 퇴장로에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유리벽이 포토존처럼 펼쳐져있었다.

어느 관광명소가 그렇듯 퇴장로엔 당연하단듯이 굿즈샵이 마련되어있었는데, 유독 이 과자패키지 만큼은 기억에 남는다. 파스텔 핑크톤으로 그려진 시부야의 풍경 스케치가 꽤 마음에 들어서 살까말까 고민 좀 했었는데… 살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풍경도 보고 햇살도 받았지만 배고픈건 어쩔 수 없으니 식사를 하러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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