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21 사라져가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산책 제목을 타이핑 하고 나서야 세상 모든것은 사라져가고 있었구나 라는 진실이 낡은 서랍장에서 새어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잿빛으로 물든 진실을 주섬주섬 주워담으며, 내 곁에서 사라져간 풍경들을 떠올려 본다. 학교를 마치고 터덜터덜 걷던 구불구불한 골목길, 낡은 놀이터 구석에서 피어난 빨간 뱀딸기, 떡꼬치를 팔던 분식집과 그 앞에 쪼그려 게임을 했던 어린시절... 존재했던 흔적마저 사라지고 나서야 마음속에서 영원히 보존된단 모순은 쓴 맛이 났고, 세월은 심지에 붙은 불처럼 유한한 것들을 태워갈 뿐이란 상념에, 야속함을 느꼈다.약속장소였던 을지로3가는 유독 사라져 가는 것과 대면할 일이 많았다. 을지로3가역에서 계단을 걷고 올라왔을 때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은, 회색으로 물든 흐린 하늘과, 내 키보다도 높은 가.. 2024. 11. 9. [음반감상] Room306 - 겹 LayerRoom306 · Album · 2018 · 10 songsopen.spotify.com 「겹」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서로 맞닿아있지만, 결코 하나 될 수 없는 그 간극에 대해. 나의 완전한 이해자라는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깨달은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상처 입지 않기위해 가면을 겹치고, 때로는 틈새로 숨어버리곤 한다. 1집 「At doors」에서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설레임과 두려움을 그려낸 Room306이, 이번에는 반대로 적당한 거리를 두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은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당장 우리의 삶 부터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가까이 한 댓가로 상처입어왔고, 그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겹겹히 감싸는 과정의 반복이니까. 첫 곡인 「인사」에서부터, R.. 2024. 11. 8. phantasm (vocal & lyrics by Saori Koseki) https://youtu.be/RsKeJCnazYs Seiji takahashi - str005Track 2 - refrain Seiji takahashi - str005 / str011Track 3 - phantasm (vocal & lyrics by Saori Koseki)https://soundcloud.com/seiji-takahashi/str005-trailer 幼い頃に歩いたあの道をおぼえていますか어릴 적 걸었던 그 길을 기억하나요寒空の下一人きり泣いた日を覚えていますか차가운 하늘 아래 홀로 울었던 그 날을 기억하나요きらきら光る青い羽に覆い隠された吐息は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날개에 가려진 입김은 触れられないもう二度と다시는 닿지 못한 채 ただ遠く翔び立つ鳥になる그저 새가 되어 멀리 날아갈 뿐ごめ.. 2024. 11. 7. 이전 1 2 3 4 다음